고양이 에세이1 비가 오면 그리워지는 것들이 있다 지난밤엔 차창에 두들기는 시원한 소리에 베란다에 나섰다. 비가 오고 있었다. 거실을 정리하고 침대에 누웠더니 벌써 우리집 고양이는 쿨쿨 잠을 자고 있다. 작은 두 몸을 길게 뻗은 너는 아직도 아직도 더 자랄 듯이 쭉쭉 뻗는다. 비가 오면 게을러진다. 아무 것도 하기 싫어진다. 그건 고양이도 마찬가지여서 비가 오는 날이면 시저와 나는 침대에 누워 빈둥대었다. 비가 와서 낮이여도 캄캄했던 내 방. 그리고 네 몸에서 나던 꼬릿꼬릿하던 꾼내. 그 냄새는 모든 고양이에게 나는 것일까. 지금 내 곁에 누운 이 작은 고양이에게서도 그 냄새만은 그대로다. 이제 시저는 없는데, 자꾸만 네가 그리워지는 순간들이 갑자기 닥친다.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, 나는 자고 있는 이 작은 녀석의 발바닥만 빙글빙글 만지고 있다. 2021. 4. 28. 이전 1 다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