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너에게 두 눈을 깜빡

오늘의 의미를 너에게 묻는다.

by 칠일삼 2021. 4. 25.

외출할 일이 있어서 지하 주차장에서 남편과 차를 몰고 주차장 입구를 올라가던 중, 남편이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. 

동네 길고양이 새끼 한 마리가 차에 치어 죽어 있었던 모양인데, 다행인 것인지 불행인 것인지 뭉개지고 으깨져

죽은 것은 아닌 것 같았다. 아마도 오르막길을 빠르게 올라오던 차를 피하지 못하고 치인 모양인데, 볼 일을 끝내고

집에 돌아오는 길에 다시 살펴보니 누군가 깨끗히 치워 놓았다. 그렇게 오늘 또 한 마리의 고양이가 여행을 떠났다.

 

반면 사랑받는 집 고양이의 모습은 어떤가. 우리 고양이는 방금 밥을 먹고, 집사가 컴퓨터를 켠 것을 확인한 후 

(놀아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아채고) 캣 타워 꼭대기, 작은 보금자리에서 온 몸을 끌어안고 졸고 있다.

오늘은 간식을 두 개나 얻어 먹었으니 만족스러울 것이다.

 

집 고양이의 삶과 길 고양이의 삶을 비교해 누가 더 행복하고 안락한 것인지를 인간인 내가 정의할 수는 없다. 

고양이 별로 떠난 작은 녀석이든, 캣 타워에 올라 타자치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을 청하는 녀석이든,

그저 질문을 던질 수 밖에는 없다. 오늘은 너에게 어떤 하루였냐고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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